삼성 “아이폰4, 게 섰거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에 대한 반격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29일 맨해튼에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출시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25일 한국시장 출시 이후 닷새 만에 10만대가 넘게 팔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갤럭시S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더구나 애플의 아이폰4가 출시되며 사흘 만에 170만대가 팔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애플의 앞마당인 미국에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것. ◇4대 이통사 모두 공급=갤럭시S는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T모빌 등 미국 4대 이동통신사를 통해 출시된다. 단말기 제조업체와 이통사 간의 제휴를 통한 독점공급 계약이 일반적인 미국시장에서 한 종류의 단말기가 다양한 이통사를 통해 출시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애플이 미국시장에서 AT&T를 통해 독점적으로 아이폰4를 판매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삼성전자 측은 “미국 주요 4대 이통사가 한 회사의 휴대전화를 동시에 출시하는 것은 그만큼 갤럭시S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갤럭시S는 이통사별로 다른 이름으로 출시된다. 버라이즌은 ‘패서네이트(Fascinate)’, AT&T는 ‘캡티베이트(Captivate)’, 스프린트는 ‘에픽4G(Epic4G)’, T모빌은 ‘바이브런트(Vibrant)’라는 모델명으로 출시된다. 이미 영국·스위스·싱가포르·오스트리아에서 갤럭시S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미국시장을 비롯해 앞으로 세계 100개국 110개 이통사를 통해 7월 한 달 동안 100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애플 아이폰4가 출시 후 소비자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는 점도 갤럭시S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애플은 아이폰4의 디스플레이 이상과 수신 불량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소비자 불만에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있어 반감을 사고 있다. ◇아이폰 대항마로 꼽혀=실제 그동안 노키아·모토로라·HTC 등이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했었다. 그러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비롯해 소프트웨어, 터치감, 디스플레이 등에서 아이폰을 대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반해 갤럭시S는 수퍼 아몰레드 4인치 디스플레이, 1GHz 칩과 안드로이드2.1 운용체계, 500메가픽셀 카메라를 탑재하고 소셜 허브 어플리케이션을 기본으로 내장하는 등 강력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아이폰4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가 안드로이드 진영의 새로운 리더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스프린트가 에픽4G라는 이름으로 출시하는 갤럭시S가 눈길을 끈다. 스프린트가 HTC의 ‘에보’에 이어 두 번째로 출시하는 4G폰이다. 쿼티키보드를 탑재한 에픽4G는 그래픽 사양이 높아 플래시, 비디오 스트리밍, HD동영상 플레이 구현이 뛰어나다. 게다가 영화와 TV 쇼 등을 볼 수 있는 삼성 고유의 어플리케이션이 기본 장착됐다. 이는 그동안 한국 휴대전화에만 탑재됐던 DMB(디지털미디어방송) 기능을 미국시장 모델에도 응용했다. 이통사들은 갤럭시S를 아이폰4와 같은 2년 계약조건으로 199달러에 판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T모빌은 7월 1일부터 라디오색을 통해 예약판매를 시작하며 갤럭시S 구매시 50달러의 기프트카드를 나눠준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압도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은 1분기 세계시장 점유율이 16.1%로 전년 동기대비 5.2%포인트 상승했다. 판매량은 380만대에서 500만대나 증가한 880만대로 131.6%라는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시장에서 5%도 안 되는 점유율로 휴대전화 강자의 체면을 구겼다. 갤럭시S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을 확립해 주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택준 기자 [email protected]